2019 이선영

딱 떨어지지 않는 현실
 
이선영(미술평론가)
 
2008년 관훈갤러리에서 처음 본 박은하의 작품은, 경계를 넘어 출렁거리는 환상적인 패턴이 특징이었다. 파이의 겹처럼 미세한 주름들의 운동은 접힘과 펼침을 반복하면서 역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 화려한 색채와 미묘한 형태의 결합은 기분에 따라 달라 보였다는 점에서 단순한 장식적 패턴과는 달랐다. 그림 속 형태의 외곽선뿐 아니라 캔버스를 넘어서 확장되는 패턴은 사각 틀의 한계를 넘어서는 독특한 해법으로 다가온다. 박은하는 지금도 설치의 결과를 그림으로, 또는 그림을 설치의 방식으로 배치하는 등의 시도를 하곤 한다. 당시 학교 문을 나선 지 얼마 안 되는 젊은 작가였는데, 완판을 알리는 빨간 딱지들이 붙어있는 작품들을 접하면서, 전시장 전체를 아우르며 출렁이는 듯한 패턴들이 이 행운아의 환희를 전달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 젊은 작가에게 잠깐 열렸던 시장의 문이 닫히고, 어렵게 시작했던 작가의 길을 걸어온 지 십수 년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00년대 들어서 젊은 작가들에게 제도적 지원이 집중되었고, 박은하 또한 국내외 레지던시 및 전시에의 참여가 활발했던 유망 작가 중의 하나였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들이 점점 더 어두워지는 것은 역설적이다. 이전의 흔적은 새로이 선택된 대상의 표면이나 어지러운 배치들에 남아있지만, 사방팔방으로 뻗어 나가는 기운은 우연히 걸려든 사물 안에 얼어 붙어있다. 1982년생의 작가에게 이러한 변화는 20대의 발랄함이 꺾여가는 징후일까. 아니면 보다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게 된 내공의 증가인가. 그것은 자신을 재차 원점에 놓곤 하는 작가적 치열성 때문이라 믿지만, 현실 또한 그렇게 한다. 연동되곤 하는 외부의 현실과 내부의 현실 중, 작가는 이제 내부에 집중한다. 익명의 타인들이 아니라 가족이 등장하는 최근 작품은 내부에 해당한다. 가족은 공적/사적 영역으로 나뉜 현대사회에서 후자에 속하며, 귀속성이 운명처럼 다가오는 영역이다. 적어도 아직은 누구도 가족을 선택하며 태어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러한 사적 영역은 마치 자연적으로 다가오는데, 자연은 따스함과 가혹함이라는 양면성이 있다. 이전 작품보다 자연물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운명적 엮임에 대한 생각을 반영한다.
 
봉건적 질서로부터 개인이 자유로워진 이래, 개인은 자율적 주체로 믿어졌지만, 개인의 자유는 애써 얻어내야 하는 가치이지 결코 자명한 것이 아니다. 자율성이 위협받는 현대사회에서 자율적 영역이라고 믿어지는 예술적 삶을 사는 작가로서의 삶의 정조가 어둡지 않으면 그것도 이상하리라. 거꾸로 보면 과도한 화려함 또한 삶의 어둠에 대한 반작용일 수 있다. 작가는 이제 이전 시기의 거품을 걷어내고 알맹이만을 보려 한다. 그런데 그 알맹이들이 본질이라고 하기에는 척박하다. 죽은 동식물들, 방치되고 폐기된 사물들, 그 모든 것이 한 데 어지러이 얽혀있는 어떤 공간들이 많이 등장한다. 작품 속 사적 영역은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있다. 직접적 묘사가 아닌, 은유를 통해 다소간 완화되어 있지만, 가족 관계에 대한 비극적 인식은 많은 작품에서 드러난다. 가령, 작품 [망가진 꽃밭](2013)은 뭔가 뒤죽박죽 어수선한 상황을 보여주며, 경계를 녹이며 흘러나온 것들이 무질서함의 극치를 이룬다.
작가의 회상에 의하면, 꽃밭은 어릴 적 어머니의 일기장에서 훔쳐본 집의 상징이기도 하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마블링 패턴으로 뭉개진 [모르는 얼굴](2012)에 간접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작품 [맹인의 전망](2017)에는 초가집 모양의 구조 안의 굴비같이 생긴 물고기가 들어앉아 있는 모습이 기괴하다. 작가는 초가지붕 대신에 거대한 나무뿌리로 대신 얹어 놓았는데, 살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이 순간 고정된 채 죽어있는 뿌리의 움직임은 붉은색 배경으로 더욱 창백하게 다가온다. 작품 [하우스](2013)에는 집의 실루엣 안의 여러 물건들이 무질서하고, 일렁이는 붉은색 패턴이 마치 불이 난 것 같은 모습이다. 최근 작품에는 마블링 패턴이 많지 않지만, 그리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니었던 집과 마블링 패턴의 결합은 그 패턴의 의미 또한 다시 생각하게 한다. 붉은색은 불이나 고기를 떠올리는데, 포식자의 혀를 환희로 물들일 그것은 고통의 무늬이기도 한 것이다. 고급 쇠고기의 단면 같은 마블링은 그것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고통이 있다.
탐식가에게 인기 있다는 마블링 무늬의 고기 조각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래 풀을 먹는 소에게 곡물을 먹여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소화불량과 비만을 낳고 죽기 직전까지 고통스럽게 한다. 박은하의 이전 작품 [육식의 종말](2010)에는 실제의 고기 마블링이 등장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아름답지만 고통의 무늬인 마블링은 집의 이중성을 표현하기에 적절하다. 최근 작품에서는 마블링을 내재한 소재들이 눈에 띈다. 이리저리 꼬인 밧줄이나 뿌리들이 그것이다. 이미 그 안에 패턴이 있으므로 또 다른 마블링 패턴이 필요 없다. 작은 패널들이 배열된 작품 [세상은 아버지들로 가득 차 있었다](2017)는 패턴들과 밧줄들의 일부가 교대로 배치되어 있는데, 그것은 패턴과 밧줄의 연속성을 암시한다. 세상의 아버지에 대한 연민이 느껴지는 작품 제목은 최근 작품의 특징인 자전적 서사와 관련된다. 그러나 집안의 대소사에 관련된 사연들은 개인의 경험으로 환원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가족은 지금 가장 위협받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가정은 자명하게 개인의 안식처로 간주 될 수 있는가. 만약 그 사적 영역이 아직도 그렇다고 믿어진다면 그것은 많은 우연과 필연이 복합된 외적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다. 단적으로 경제라는 공적 영역의 직격탄을 맞는 곳이 바로 가정이다.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까지 더듬는 작가의 작품에서 트라우마를 야기했던 지나간 흔적들이 편재한다. 좋은 기억이든 아니든, 그것들은 자신을 형성해왔던 것들이며, 이제 그것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애써 잊고 살았던 기억들은 각별하게 다가온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는 작가로 하여금 자신의 기억을 공유하는 이들의 점차적 소멸을 생각하게 했다. 지인들의 사라짐은 무의식적 은폐 대신에 의식적 기억을 촉구했다. 한편 억압되었던 것들의 복귀는 그만큼 더 강해진 자아를 반영한다. 이제 내 이야기도 남 이야기하듯이 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삶에 대한 내적인 성찰은 타자와의 보다 긴밀한 소통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삶과 죽음은 서로 타자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양자는 분리되어있지 않고 뫼비우스 띠처럼 표면/이면을 수시로 바꿔가며 출렁댄다.
 
박은하의 작품에서도 죽음은 삶을 조명한다. 철학자 레비나스는 [시간과 타자]에서 죽음의 접근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절대적으로 다른 것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에 의하면 나의 고독은 죽음을 통해 굳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죽음을 통해 깨어진다. 레비나스는 고통을 통해 자신의 고독을 더욱 팽팽하게 지탱하고 죽음에 직면해서 설 수 있는 존재만이 타자와의 관계가 가능한 영역에 자신을 세울 수 있다고 말한다. 박은하의 최근 작품에서 타자는 이제 그들이 아니다. 자기 내부에 있는 타자들이다. 개인으로서는 어떤 선택도 불가능한 어린 시절의 무력감은 크지만, 반대로 어리기 때문에 심각하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던 사건들이 누구에게나 있다. 자연과 인공이, 물질과 비물질이, 안과 밖이 함께 출렁였던 작품에서 사적 영역 또한 공적 영역이 스며든다. 카페나 사무실같이 개방된 공간에서 요동쳤던 패턴들이 공적 영역에 잠재된 욕망의 흐름이었듯이, 사적 영역 또한 공적 영역의 냉혹함을 반영한다.
경계의 유동성을 표현하곤 했던 박은하에게 사회적 영향의 공적/사적 영역을 가르는 벽은 극히 취약하다. 이전 작품에서 고통과 희열이 함께 하는 마블링 패턴은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에도 사람 또는 공간에 내재 된 욕망의 표현에도 어울리곤 했다. 황병기의 가야금 작품 [미궁]에서 홍신자의 소리처럼 우는 소리와 웃는 소리, 비명과 환호의 소리가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가, 그림은 그 자체로는 침묵하기 마련이니까. 작업 초기에 화단에 작가의 존재감을 알렸던 화려한 패턴은 이제 드물게 나타난다. 그러나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최근 작품에 나타나는 밧줄이나 뿌리 같은 구체적 대상들에서 그 형태소를 발견할 수 있다. 격렬한 감정의 동요를 야기하는 기억들에서는 이전의 자유로운 필치가 발견된다. 이러한 전이는 변증법에서 말하듯이 추상으로부터 구체로 상승이다. 이제 마블링 패턴은 덧붙여지는 것이 아니라 내재한다. 형식적인 면에서 이전의 마블링 패턴이 이분법작가에 의하면 현실/비현실, 풍요/빈곤 등을 바탕으로 한 대조어법을 구사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사물 안에 공존한다.
 
대조어법에서 서사는 분명하지만, 하나로 뭉뚱그려진 사물에서 서사는 모호해진다. 가령 이전 작품 [밤의 황제](2011)는 화면 앞쪽에 권력을 가진 남성들과 뒤편의 얼굴 없는 마네킹을 대조하면서 현실을 풍자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보다는 자신을 포함한 인간의 문제이다. 은유적 대상으로 나타난 인간은 다소간 비루하다. 화려한 마블링의 패턴이 비루한 사물의 표면에서 잠재적으로, 또는 명시적으로 출렁거린다. 작가는 버려지고 방치된 하찮은 사물들을 화면의 주인공으로 기념비화 한다. ‘농가나 공사장에서 쓰인 낡은 담요와 비닐 뭉텅이, 어선에서 버린 그물, 밧줄 더미, 스티로폼 따위, 그리고 시든 꽃과 뽑힌 나무뿌리, 흔하게 지나치는 군상, 거리의 개 등 지극히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한 소재들’(작가노트)이 그것이다. 가령 꼬인 밧줄이나 폐허가 된 풍경에는 경계를 넘어 휘몰아치던 패턴이 내재한다. 마블링 패턴은 매우 화려하고 강렬했지만 그 자체로 서 있지는 못했고 구체적 형태들과 함께하면서 형태들이 말하는 바를 변화시켰다. 왜곡이라고 볼 수도 있는 마블링 패턴은 그려진 도상의 메시지를 메아리처럼 확장시키거나 상쇄시켰다.
 
정상적, 또는 일상적, 또는 굳어진 현실은 변화 또는 변화를 준비한다. 그러나 이제 출렁임은 외곽의 변형 및 확장이 아니라 내부에 자리한다. 작가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여겨졌던 마블링 패턴이 사라진 것이 2013년 무렵이라고 말한다. 백령도 인근에서 행해졌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이다. 자신이 마블링 작가로 코드화되는 것도 마땅치 않았고, 변화를 모색하던 작가의 눈에 들어온 하찮은 사물들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계기가 되었다. 풍경 속에 있는 바다는 인류를 비롯한 모든 것을 낳은 원천이지만, 삶의 기원은 이제 죽음의 기원과 맞닿아 있다는 자각이다. 작품의 주제 또한 자신의 기원을 향한다. 언제나 은유적 의미가 풍부한 작품 제목에서 추려진 전시 부제 [결정지을 수 없고 버릴 수도 없는]은 자신과 가족을 포함한 사적 영역의 어두운 면을 압축한다. 그런데 이러한 난국은 내용적 측면뿐 아니라, 형식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작가가 다루고 있는 수많은 내용적, 형식적 관심사 중에서 무엇이 결정적으로 작품에 남을지는 완성돼서야 알 수 있다. 무엇을 버릴지 확실해지는 것은 작품의 완성 국면에서일 뿐이다.
 
그전까지는 지금 붙들고 있는 것이 필요한지 아닌지 전전긍긍하는 결정 불가능성에 빠진다. 조형적 요소의 배치가 계산적인 기하 추상작품이나 확실한 이야기를 전달하려는데 목표가 있는 도상과 달리, 박은하의 작품은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 큰 왜곡 없이 그 자체를 자세히 그렸지만, 언뜻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대상이 그러하다. 추상적 요소가 있지만 전적으로 추상으로 기울어지지 않았던 작품들에서 추상적 요소는 선택된 대상 표면의 이상야릇한 주름들로 나타난다. 캔버스를 넘어서 벽으로 천정으로 바닥으로 향하면서 외향적으로 펼쳐졌던 패턴은 얼어붙은 사물 위에 접혀있다. 이상하게 뭉쳐있거나 어느 부분인지 알 수 없는 단편이 포착된 은유적 화면들 앞에서 관객은 접힌 주름들을 하나하나 펼쳐가며 해석해야 한다. 이번 전시의 부제이기도 한 [결정지을 수 없고 버릴 수도 없는](2015) 시리즈에는 무엇의 어느 부분인지 알 수 없는 폐기물 덩어리나 방치된 밧줄 더미 등이 보인다. 버려지거나 방치된 사물, 그리고 사물과 인간의 유비(類比)는 곧장 죽음과 연결된다.
 
작품 [죽은 남자에 대한 보상 문제](2017)는 물화 된 얼굴을 상징하는 마스크와 그것을 둘러싸는 심연의 회오리를 보여준다. 요즘 몰두하는 시리즈인 [털이 무성한 밤들](2019)에서 마주보듯이 배치된 죽은 동식물은 그 가혹한 밤들을 이겨내지 못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이 독특한 제목에 대하여 독일에서는 동물들의 털이 많이 자라는 연중 가장 추운 묵은해와 새해 사이의 12일간을 털이 무성한 밤들(Raunacht)’이라 부른다고 전한다.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 동물로서는 가장 힘든 시기를 상징하는 이 말은 자기보호 본능이 깔려있다. 잦은 작업실 이동을 뒤로하고, 몇 년 전에 자리 잡은 파주의 작업실은 평양이 서울보다 더 가까운 최북단의 지역으로, 작가로서는 그 스산한 곳에서 털이 무성한 밤들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밤은 위험하고 두려우면서도 꿈과 기억, 무의식의 산실이기도 하다. 박은하가 인용하는 밤은 예술의 조건이자 예술 자체의 양상이다. 그것은 현실로부터 도피하게 하지만, 동시에 작가로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2016, Hyeyoung Shin

The Inner Landscape, the Abstraction of Conception

Shin Hyeyoung

             I will begin my essay by referencing Jeremy Rifkin’s publication, Beyond Beef: The Rise and Fall of the Cattle Culture. This book, which was written by Rifkin in 1993, points out the many acute problems that have arisen since humanity began consuming meat as part of it diet and emphasizes that the only way to put an end to all problems of modern civilization is to put an end to the meat-eating culture. Beginning with the cruel slaughtering process of cattle, the book explains how the human perceptions on cattle changed over the course of history and the extent of industrialization that such perception change led in beef production, with a focus on the case of the United States. He states that excessive industrialization of beef production is a cruel act against animals and moreover minutely describes what kind of threats that this may present to humanity. The threats are not simply the risk of illness that may be caused by a meat-based diet. He makes sharp criticisms regarding how much grains are consumed for raising cattle; how much land is necessary across the world to cultivate such grains; how much the ecosystem is destroyed and how the environment is threatened by this; and the extent of correlation between beef production and consumption in wealthy countries compared with the poverty of the Third World countries who have to meet their demands for beef production and consumption. Even 20 years since its publication, Beyond Beef ─ a direct demonstration of the harmful consequences of excessive industrialization carried under the name of neo-liberalism and the problem of the global polarization of wealth through the issue of “beef” ─ still remains valid and has become a pressing issue for us in the present-era.
             I began my critique of Park Yuna with a brief synopsis of Rifkin’s book because her painting with the same title, Beyond Beef (2010), relates to the content of the book ─ and moreover embodies an important characteristic that permeates her world of art. This painting ─ depicting a belly-revealing homeless person lying down in front of the signboard of a barbecue restaurant with illustrations of beef ribs, thin skirt, and skirt meat ─ depicts the “beyond beef" culture of Korea. With the liberalization of beef imports, it has now become possible to eat a single serving of beef at a cost of only 8,000 Korean won (equivalent to approximately US$8) as advertised on the signboard, but the painting directly shows that even this price is impossible for some people to afford. Not only that, but this painting most effectively reveals the “marbling” pattern ─ one of the artist’s most important characteristics in her paintings in general, in terms of form ─ as it coincides with the content of the work. The pattern that connects the beef marbling and the homeless person’s lump of flesh, at first glance, looks somewhat like saggy “fat” and somewhat like surging “blood.” The composition of the work characterized by the form of human flesh on the floor seemingly being gazed down upon by the more valuable beef further emphasizes the theme. Such characteristics in terms of content and form of Beyond Beef provide an important clue to understanding the artist, Park Yuna. Based on this, let us take a closer look at the painterly characteristics of the artist by content and form.
             Firstly, in terms of the subject matter of her work, Park begins with the places where people mostly spend time in the city including subways, studios, offices, cafés, and Internet cafés and the people using these places. She gradually delves deeper into subjects revealing her critical perspective of the capitalistic system, including Costco, the Newtown district, redevelopment sites, franchise stores, and the streets of China. Of course, it is unlike her early work depicting neutral subject matter that did not embody a critical perspective. The subject matters that she mainly chooses are not simply urban spaces but spaces that feel fatigued due to the repetitive daily lives of people. For example, the human figures that appear in works such as Fatigue-Subway (2008) and Fatigue-Man (2008) are depicted as if they are going to melt down to the floor from fatigue. In the succeeding works, the theme of expressing the marginalization and isolation of the urban people continued into presenting the contradictions of society and presenting the tragic reality in a more powerfully than before. In Emergency Exit (2009), which has a similar theme to Beyond Beef, the homeless person has fallen on the floor of Costco rather than in front of the barbecue restaurant. Costco, a warehouse discount store in the United States, is as explicit in demonstrating American capitalism as beef. Costco boasts cheap prices and an unconditional return policy, but most of their merchandise is bulk-packaged and therefore wasteful, and it is only open to people with membership. Park closely observes Costco’s characteristic of such extreme capitalism, depicting shelves stacked with merchandise like a spire (Building Costco, 2009). She portrays the large-scale retailer seeking to develop and enter markets in various countries across the world in the image of a wildcat steam locomotive of the era of industrialization (Brand-New Colony_Train in Costco). In addition, the series Relics in Their Integrity (2012), which explicitly depicts the situation of present-day China at the lead of the production and consumption of the neo-liberalist era, features antique shops on the street selling fake relics against the backdrop of fancy skyscrapers that have been newly constructed (or those that are in the process of being newly constructed). The work, therefore, symbolically depicts China’s transformation in its system ─ characterized by the market economy system encroaching on the socialist system. In this way, Park’s interests have consistently revealed the power of the capitalist system that is dominating the entire world, the gap between social classes resulting within, and the consequent contradictory reality.
             Such thematic interest of the artist has a synergistic effect together with her formal characteristics. Several formal characteristics endow the paintings of the artist with a certain uniqueness. The first characteristic is the pattern that is referred to as marbling or “planaria.” This particular pattern, which has appeared from the artist’s early works ─ filling up the surface in whole or in part ─ highlights particular subjects and landscapes. Depending on the work, the pattern sometimes melts down on parts of objects, partakes of liquid surging into the air, and at other times gives the impression of a sticky animality as mucilage connected parts of the human body like planaria feeding off dead animal tissue. Such pattern reminds one of the idea of “liquid modernity” introduced by Zygmunt Bauman to describe the state of unstable and fluid disorder since the modern era and simultaneously alludes to the human desire that constantly wells up and withers in the age of global capitalism. Moreover, it does not end up in being a simple pattern that fills up the picture plane for form’s sake but plays the role of expanding the overall concreteness into the potential of abstraction. The second characteristic is related to such expansion and abstraction of pattern. The pattern unique to the artist is not fixed in terms of form and extends across the canvas in organic form. Moreover, it broadens its scope, going beyond the canvas and onto the exhibition walls, like planaria that ceaselessly regenerate even when parts of their body have been cut off. Beginning from the end of the completed canvas, it climbs the walls and ceiling, expanding into a temporary drawing and therefore occupying the space. In addition, the artist has actively experimented with form, going beyond paintings completed through traditional methods, by varying her paintings in terms of arrangement by each exhibition and connecting them into wall paintings of different form or taking drawings on the wall and transforming them into new paintings on canvas. The third characteristic is the scale of the work and its overpowering effect. When in the form of a wall painting, the work encompasses the entire space. Not only that but most of the artist’s work maintains a large-sized picture plane, usually 227.3 x 181.8 cm or greater, just by the size of the canvas. Park arranges the images that she routinely collects with her camera in a composition that fills the entire picture plane and depicts them in great detail. She makes not only specific subjects but the rest of the surface into patterns with mostly lines, rather than planes, and fills all-over the work with minute detail. Therefore, most of the artist’s large-sized paintings with surfaces that are densely packed with detail overpower the viewers. The composition of the paintings ─ characterized by a perspective that looks up from the bottom to the top ─ doubles the overpowering feeling. 
             In this way, the paintings of Park Yuna, which have expressed the encroachment of the massive capitalist system on unique large-scale canvases and wall paintings, continue to the present-day upon undergoing a state of transition. This transition was carried out both in the direction of “internalization” and “abstraction” in regard to content and form. However, this was not a transition into a totally different theme and form but is closer to change in perspective and method. In terms of content, it was a transition from the somewhat macroscopic perspective on the city and society to a more microscopic perspective based on her family and life. In terms of form, the transition marked a change from the original method of combining abstraction of partial pattern on to detailed conception to the method of generalization of certain patterns and revealing a particular conception overall. There are works that became a turning point both in terms of content and form ─ Unfamiliar Face (2012) and Broken Garden (2012-2013). Both series are grounded on the artist’s memories and complicated emotions about her mother, who had been absent during her youth. In her notes, Park writes that such memories and emotions “refer to the ‘unknowingness’ of the ostracism of the subject that she had never encountered for the physical time of seventeen years and the ‘unknowingness’ of this period and the situation of subject of the present and moreover the ultimate ‘unknowingness’ of the figure of the mother herself, who induced all of this.” Park collectively referred to her mother’s face that she could not remember even she tried to recall it, her mother’s present state that is unknown because she is unable to get in touch with her, and her mother’s emotions and situation at the time when she left home altogether as the “unfamiliar face.” Meanwhile, “Broken Garden,” which is an expression that the artist’s mother is said to have used to allude to her family, is also the only part that Park remembers from her mother’s diary. The Broken Garden series is comprised of paintings that depict the complex psychological landscape depicted from the images that she collected by naturally recalling her youth and mother from the traces of someone’s impoverished life that she had encountered while visiting empty houses of redevelopment areas. In these paintings, the artist maximizes the organic form and color of existing wall paintings, filling up the entire plane with patterns and arranges the composition so that the form of her house or mother’s face could be conjured up, albeit dimly, from those abstract forms. The colors that she used ─ including red and neon-mixed purple and green ─ emphasize her mental state, demonstrating an unrealistic, monotone inner landscape.
             There was a trigger that further objectified and intensified such landscapes of the inner mind. The artist had visited Baengnyeongdo Island for a preliminary survey for an exhibition that was to be held on the occasion of the 60th anniversary of the Korean War armistice. Against the artist’s expectations that Baengnyeongdo Island, the northernmost island of the West Sea, which is located closest to North Korea, would be subject to the threat of war due to the confrontational situation between the two Koreas, the island was extremely peaceful and the local residents were concerned more about their livelihood that was expected to suffer a blow from the activities of Chinese fishing boats than about war. Perhaps this led the artist to futile realization that life is more difficult than death. Following this experience, the artist completed Broken Sea (2013), featuring the images of Baengnyeongdo Island including barbed-wire fences, ropes, fishing nets, forests, and roads connected as a single organic body between the sandy beach characterized by sedimentation. The landscape, which is entirely entangled in red, seems more like a volcano overflowing with lava following an explosion or flesh and blood clots showing through split skin, as opposed to a sea. It is an allusion to war and death and moreover a metaphor for more exhaustive life. In some of her subsequent works, the artist borrowed images taken on Baengnyeongdo Island including the sea, buoys, ropes, and fishing nets and created ambiguous landscapes. While specifically depicting detailed images such as the waves of the sea or ropes, she built layers of interpretation in a metaphorical way that it is difficult to grasp what exactly the completed form signifies.
             In this way, the “abstraction of conception” ─ transforming concrete form into the abstract ─ has been the primary production method of the artist up until the present. Can’t be Decided, Can’t be Thrown Away (2015), which is also one of the major works of the exhibition at the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is a clear demonstration of this. Despite the precise depiction of objects across the entire surface of the painting, it is difficult to grasp the overall meaning of the forest landscape featuring rope piles, old tree stumps, stacked empty flower pots, trash bags, and sewage tunnels. However, the overall landscape conveys a heavy emotion without an identity that can be affirmed, yet cannot be ignored. Though a landscape that does not exist, the images, which mostly depict objects that are somehow familiar yet now occupy space having lost its use in minute detail, simultaneously present a sense of loss and that of existence. The Closing Circle (2015), Mellow Land (2015), and Water Flows into the Low Place (2015), presented in the exhibition, are also in the same context. The three works, which are so similar in terms of material and style that they could be called a tripartite painting, are all overcast with a strange neon-hued green ─ unknown whether as to it is depicting water or grass. On taking a closer look, it can be seen as a depiction of a trash bag on the sea that has hardened like a fossil in the shape of waves, fabric or vinyl covering farmland so that it does not freeze over the winter, and heaps of earth covered with vinyl in the middle of a running valley. These unrealistic scenes ─ unimportant whether they are of water or land ─ fill the picture planes with numerous minutely depicted "wrinkles," revealing the form of the subjects and creating non-abstract abstraction arousing particular emotions. The consistent emotions coming from these landscapes with artifacts carelessly dumped across nature create a cold and desolate feeling. In fact, the personal hardship of the artist has been the ulterior motive behind this series of recent works ─ that is, the death of her father, which occurred less than two years ago. The rope piles lying on the floor, trash bags floating on the sea, and heaps of earth covered with vinyl all allude to a recumbent person, an imagery of her father's death. The cold, desolate feeling that was vaguely experienced before listening to the artist’s confession seems to have stemmed from the emotions that she had felt while staying by her father’s deathbed. When looking at the paintings, you will be able to observe this immediately, that is, whatever form that it may be ─ the figure curled up sideways on the cold floor, corpse cleaned and shrouded with hemp cloth, clothes carelessly discarded, and a figure lying down, covered with a white sheet to the very top of the face.
             For the artist, the death of her father is both an unrealistic incident and predominant emotion that she repeatedly ruminates over, and that inspires her work to the present. Her works created after the death of her father convey such consistent emotions. She confesses that “I realized there are different classes even within death” while witnessing her father’s insignificant death. Even inside the funeral hall of the same hospital, not only the size of the funeral parlor but also the number of wreaths differs greatly. What would one, feeling so small in the empty funeral parlor, think when seeing the wreaths lined to the end of the hallway? Following her father’s death, the artist recently created two video works raising fundamental questions on death ─ Scene, a close-up of a dying insect. Scene 1 (2014), which is a three-minute video recording the death of a cockroach, features 1 to 30 second breathing sounds that were downloaded as free samples, edited, then added to the video. Scene 2, a nine-minute video of the death of a fly, combines video and sound in the same way, but combines water-related sounds. In the two works, the insects try desperately to survive until their last breath. Perhaps the movements of the insects are not acts of trying to survive but rather writhings of agony, wanting to die soon. The sounds of water and breathing, which are not clearly audible as they are mixed with static, make the moment of death evermore tense. Through these video works, the artist radically likens the numerous deaths that do not receive social attention to the death of insects. The artist conveys the ideas the life is desperate for everyone and death is a closure of the universe for everyone ─ and moreover the death of a person close to one presents a bigger loss and despair than the death of another person, however great he may be, and that there is no death that is trifling and petty.
        For the artist who has concentrated on paintings up until now, video is a means to supplement the limitations of painting and an experiment with a medium adhering to the need to attempt other methods of expression for the same, consistent theme. If the two above-mentioned videos are close to figurative paintings embedded with the artist’s multi-layered objective, then Abysm (2015) recently presented in the duo exhibition Space Resulting from the Gap held at the Incheon Art Platform is a video that is close to an abstract painting. This work features a variation of images that have been distorted in terms of color and form or differ in the size of the plane without a particular narrative through post-work and narrative of the videos taken on a boat on the way to and in Mokpo. From the image of a dragonfly perilously hanging against the strong wind, to the close-up of the boat cutting across the water which has been converted to demonstrate a stronger color contrast and turned perpendicularly so as to depict a surging pillar of blood, overall the work displays a strong abstractness with a continuation of images the specific situation of which are unknown, besides a sense of “crisis.” In this way, the artist continues her formative experimentation between the conception and abstraction not only in painting but also in video. Moreover, just like arranging the entire picture plane by using various subject matter from daily life in her paintings, the artist attempts not only the compilation of images but also creation of sound of the overall video by collecting sounds from daily life in her video works.
In this exhibition, Park will present videos and drawings that convey similar emotions to paintings. In the case of drawings, they are usually a preparatory stage for artists working on large-scale paintings before moving on to painting ─ but they are also utilized as a minimum unit to ease the artist and experiment with ideas. Park Yuna has continuously worked on drawings on walls together with paintings on canvas, but for this reason, she sometimes prefers small paper drawings. The “blood paintings” of the artist are a representative example. One day, when the artist had a paper cut and blood fell onto the paper, it came to her that she would like to attempt drawing with blood. Therefore, she took bloodstains that fell onto paper, dried them, and connected them with pen lines, creating unrealistic human body forms. It is interesting how the real blood that is utilized by the artist, who has often expressed images of blood and death in many of her works, does not seem like typical blood but are blackish red circular dots that connect lines and only act as a formative element.
             In this way, Park Yuna began with a single brush and has been persistently working and continues to work. Perhaps what drives her to work so fiercely is neither her longing for her mother nor the sudden death of her father but the oppressive weight of life that she has fought against and the inner voices that she must pay attention to.  The numerous life experiences and the consequent scars that have added up and become calluses have led the artist to dwell over even a single passage of a novel and a slice of a landscape and therefore to unveil a great many thoughts from them. We are continuously attracted to the complex topography of the world of art of Park Yuna, whether it may be planaria or wrinkles, because of its capacity and depth. Auguste Rodin once said, “A true artist is one who takes close observation of what all others have seen and dumped and brings out the hidden value within.” Perhaps it may be easy to beautifully express what is beautiful. However, deliberately confronting the truths of life that everyone else avoids ─ thinking that it is dirty, insignificant, or dreadful ─ and bringing out the hidden meaning and value is definitely not easy, and this is probably the reason why we need art.